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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나의 취준&면접 이야기

[취준일기]처음으로 서류전형 합격#4(2013.4월초)

미대oppa 2021. 9. 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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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사이트

매일 도서관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일이 있다.

구직사이트에 로그인을 한다.

처음에는 뭘 검색해봐야 할 줄 몰랐다.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도 정하지 않았고 어떤 기업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으니 당연히 뭘해야 할지 몰랐다. 

참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 내 잘못이 크다.

 

메인화면에 보이는 여러개의 중견기업, 대기업들의 로고들이 자신을 클릭해달라고 큼지막하게 보여졌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채용공고들중 '신입 디자이너' 항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구직, 영업직, 프로그래밍, 인사총무등등 많은 직업군이 있었으나 디자인 항목은 보기 드물었다. 

사람인 메인화면에서 기업을 찾는걸 포기한 나는 직업별 공고를 검색하여

디자인 및 미술관련된 업종의 채용공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무수히 많은 디자인관련 공고가 있었다.

신입을 뽑는곳이 많았다.

그러나 급여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나와있지 않았다.  

신입연봉


사실 대기업을 제외하곤 디자이너의 페이가 매우 야박하다는건 디자인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월급여가 'XXX만원 이하인 회사는 절대 취업 안할래' 라는 나름의 최소 기준치가 있었다. 

 

그런데 구직활동을 하던 초반에는 그 기준이 무너졌다. 

왜냐하면 실제로 구직활동을 하며 디자인업종의 공고에 나온 중소기업의 연봉은 앞자리가 2가 안되는곳이 많았다. 

그당시 신입 연봉이 3000이 넘는 수준이면 2013년 당시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었다. 

난 신입 연봉 3000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2000만 중반만 되도 좋겠다 싶었다. 

취업률 매년 최악

'디자이너 신입 박봉을 받으며 몇년간은 참고 일을 배워서 이직을 하고,

연봉을 올리고 또 이직을 하고 반복하다가 디자인회사를 하나 차려야지 뭐'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한 적이 있을거다.

말은 참 쉽다.
인터넷 기사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20대 취업률 올해 사상 최악'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한번쯤은 있을거다.  

매년 항상 최악이다. 

거기 댓글엔 요즘 젊은애들은 '노력이 부족하다, 회사는 많은데 젊은애들이 일할 의지가 없을뿐, 

대기업만 가려고 하니 취업을 못하지 눈을 조금만 낮추면 갈 곳은 많다' 이런 댓글들이 많다. 

취준생 입장에서 이런 기사가 보이면 댓글까지 정독하게 되는데 나 또한 그랬다.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현실이 이렇게 힘들구나 라고 느낄때가 많았다.

학교를 다닐땐 몰랐지만 취업시장에 나와보니 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아무 회사나 일단 취업할까?

얼마전 졸업식을 한게 2월말경.

그 당시까지만 해도 아무 걱정이 없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을 하다가 막상 현실에 부딪치니 취업이란게 쉬운일이 아니였다.

취업하기 힘드니까 어떻게든 눈을 낮추고 빨리 회사에 들어가서 실무를 배울까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 때였다. 

대부분 조급한 마음에 이런생각 할 거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는 좋지 않은 생각이다. 

사회초년생이 지원하는곳은 첫직장이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크다. 

첫 직장은 사회초년생들이 생각하는거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 

부모님들이나 선배들이 '첫직장이 중요하다' '준비기간이 길어져도 꼭 좋은 회사에 취업해라'라고 많이 말씀하신다. 

뭔가에 등떠밀려서, 조급해서, 부모님의 눈치가 보여서 도전해보지도 않고 아무 회사나 빨리 취업하는건 

지금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미래에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든 직장인들은 첫직장의 선택으로 각자의 출발선이 달라진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첫직장을 소기업으로 취업하면 다음직장도 그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반대로 첫직장을 대기업에서 다닌다면 다음직장도 비슷한 수준의 직장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전에 있었던 현실과 비슷한 환경을 찾아가는거다. 
회사 규모가 작은거 보단 큰게 훨씬 좋다. 

그 이유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고 주변에서 보고 배우는것도 많다. 

디자이너로 취업했다고 해서 회사생활은 출근해서부터 퇴근할때까지 디자인만 하는것이 아니다. "

난 디자이너로 입사했으니까 다른거 신경안쓰고 디자인만 열심히 하면되!"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회사가 굴러가는 시스템도 배우고 타부서는 이렇게 일하는구나 보여지는것들이 자신에게 도움이 많이된다. 

견문이 넓어진다고 해야할까? 

그러면서 협업이라는걸 하게 되고 관련된 부서의 일하는 방식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될 수 있다. 

세상에 혼자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일이다. 

되도록이면 첫직장을 자신이 목표로 하는곳과 얼추 비슷한 레벨의 회사나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기업을 가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물론 취업에 계속 실패하여 몇년째 백수라면...

적당히 알아서 취업해라.. 

이 글의 요지는 도전해보지도 않고 그냥 아무회사나 들어가는걸 피하라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구직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무수히 많은 몇천개의 회사중 위치나 하는 업무, 인지도 등을 필터링 해보았다. 

그리고 걸러진 회사들에 지원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자기소개서라는걸 작성하게 되었다.

자기소개서를 처음 쓸 때 기억이 난다.
자기소개서에서 나는 내 능력을 과장해서 표현했다. 

사람들은 이력서에 자기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써야 하는줄 알았다. 

 

'무조건 잘 할수있고 노력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입의 패기로 일해서 모기업의 선구자가 되겠다'

 '모기업의 매출에 기여하겠다'

 

이와 같은 애매 모호하고 주관적인 내용을 적었다.

그래야 자극적이고 인사담당자의 눈을 끌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런 자기소개서를 읽는 인사담당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들에게 신입사원은 그냥 사회초년생이라고 생각한다.

실무로는 아는게 없는 어린애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가 30대 초반인데 20대 중반인 사람들도 애처럼 보인다....) 

이런 애매한 표현은 인사담당자가 보기에 부정적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이며 솔직하게 써야한다. 

인사담당자나 면접관은 바보가 아니다.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지원자의 자소설(?)을 읽고 서류를 검토하여 면접을 봤기에 남다른 내공이 있으며 지원자를 평가하는일에 숙련이 된 사람들이다. 

그럼 자소서는 어떻게 쓰는게 좋을까?  

자기소개서에서는 솔직함과 진지함이 묻어나야하며 여러가지 장점보다는 딱 한가지 장점을 언급하는것이 좋다. 

장점이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경력사원이 아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계기를 회사에서 원하는 직무에 맞는 이야기로 녹여낼 수 있다면 좋다. 

아 그리고 '귀사' 라는 말은 제발 쓰지말자. 

귀사가 도대체 어디인지... 

저런 이력서들을 보면 똑같은 자소서를 복사붙여넣기하여 돌려쓰는 느낌이 왔다. 

내가 인사담당자라면 그냥 바로 탈락이다.



이후 나는 서류지원을 몇군데 했지만 여러군데 고배를 마셨고 자신감이 하락할때쯤에 

한 미술관으로부터 면접제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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