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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일기]졸업과 동시에 나는 백수가 되었다#1(2013.02.20) 본문

회사생활/나의 취준&면접 이야기

[취준일기]졸업과 동시에 나는 백수가 되었다#1(2013.02.20)

미대oppa 2021. 9. 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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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20일 - 백수

무소속

2013년 2월말. 졸업과 동시에 나는 백수가 되었다.

소속감 없이 집에 돌아온 그때 내 나이 28세.

남은건 졸업장과 졸업식에 찍은 가족사진 몇장.

그리고 대표로 받은 우수논문상.

그것이 끝이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앞으로 쉬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 취업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었다. 

취업준비를 하고 회사에 취업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겠지...

그게 얼마나 걸릴지 무슨 회사를 가야 할지는 구체적으로 몰랐다.

눈앞에 닥친 학업 과제들을 해결하기 바빴던 지금까지완 달리 이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긴거 같았다.

나는 대학교 입학부터 한번도 휴학과 졸업유예 없이 학업을 해왔고 그렇게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군대도 학기끝나고 갔다가 전역하고 칼복학한 케이스라 대학원을 졸업한 것 치고 나이는 어린편이었다.

하지만 남자 나이 28살이면 신입사원으로 시작할 나이로는 꽉찬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속된 곳이 없다는건 심적으로 불안감을 주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갈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거란걸 알게 된 때였다.

지금까지는 학교라는 울타리가 내 소속감을 채워주었지만 학교를 떠나는 순간 난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였다.

직업란을 적게 되어도  학생이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그냥 취업준비생이었다. 

전공

나는 미술을 전공했다.

알다시피 예체능쪽이 취업은 어렵지만 그나마 낫다는(?)디자인을 전공하여 다행일지도 모른다.

디자인도 분야가 정말 많아서 세부적으로 나뉜다.

산업디자인, 환경디자인, 시각디자인, 패션디자인, 등등 그중 나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시각디자인에서도 UI(유저인터페이스)디자인, 웹디자인, 편집디자인, 캐릭터디자인, 그래픽디자인,영상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등 세부적으로 나뉜다.

이렇게 많은 세부전공중에서도 나는 딱히 무얼 하고 싶단 생각은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시키는 과제를 하는건 다양한 경험이었지만 무언갈 특출나게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한마디로 난 그냥 평범했다.

만약 디자이너라면 세부전공에서 나의 특기나 하고 싶은 분야를 꼭 학부때 생각해뒀으면 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괜찮은 직장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양심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훗날 이런 안일한 생각 때문에 방황할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다음날 당장 아침에 눈을 뜨고 뭘해야할 지 몰랐다.

주어진 시간 룰대로 행동하던 내게 어떻게 보면 첫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일단은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일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게 무엇일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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