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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일기]백수의 하루 일과 도서관에 가다#2 (2013.3월초) 본문

회사생활/나의 취준&면접 이야기

[취준일기]백수의 하루 일과 도서관에 가다#2 (2013.3월초)

미대oppa 2021. 9. 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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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초의 기록

취업준비

백수 2주차째 접어 들던 날. 무료한 나날들 이었다.

집에 있으면 집중이 안되고 점점 더 나태해져갔다. 

집에선 나태해질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게임도 할 수 있고 TV도 있고 침대도 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매일 아침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근처 문화센터 도서관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근처 문화센터 도서관은 자전거로 10분이면 갈 수 있고 무료열람실이 있기 때문에 취업준비를 하기 최적의 장소였다.

만약 할 일이 있는데 집중이 안되거나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면 도서관을 하루라도 가보길 추천한다. 

도서관은 집중이 잘된다. 주변환경의 방해요소도 없다. 

일단 신기하게 잡념들이 모두 사라진다. 

 

신기하게도 어머니께서는 내게 많이 눈치를 주지 않으셨다.

평소에 잔소리를 많이 하시지만 취준생이 상전이라고 내 눈치를 보시는건 아닌지...

아니면 어머니 친구분 자녀들도 취업준비생, 공시생이 많아 내 입장을 이해해주시는건지도 모르겠다.

어머니는 내게 취업준비를 오래하는 한이 있어도 너가 가고 싶은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먼저 조급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고 내 생활패턴부터 고쳐보려고 했다. 

도서관

아침8시에 집을 나가서 도서관이 닫는 저녁5시반에 집에 돌아오는걸로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도서관은 자전거타고 10분도 안걸리고 점심식사도 문화센터 건물에 4000원짜리 식권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괜찮았다. 

도서관을 다니면서 신기했던건 매일 같은시간에 같은자리에 똑같은 사람이 앉아서 공부를 한다.

그들은 모두 두꺼운책을 쌓아두고 공무원준비나 공인중개사와 같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백수주제에 집에서 뒹굴고 있던 내자신이 초라해진다.

글을 적으면서 지금 막 생각났다. 도서관 휴게소 자판기 율무차가 그렇게 맛있다. 하루에 두번씩은 빼먹었다.

율무차 마시는 시간이 도서관에서의 유일한 휴식시간이다.

도서관에서 한일

도서관에 와서 내가 한 일들은 구직사이트 검색해보기, 지원할 회사의 이력서 작성하기, 포트폴리오 작업물 정리하기, 토익공부하기 정도 였다. 

웃긴건 도서관에서의 시간중 50% 이상은 모두 토익공부에 투자했다.

지금 생각했을때 이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다.

저 시간에 구직활동을 더하거나 다른책을 보는게 나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토익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점수가 높았던 것도 아니다.

단지 이력서에 적는 토익점수란이 비어있는게 싫어서였는지, 아니면 내친구들이 토익공부를 하길래 따라한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당시 뉴스에서 떠들던 스펙이 어쩌구저쩌구에 자극받아 없는 영어점수 만들어보려 악착같이 했던 것도 같다.

지금까지 풀었던 토익서적만 엄청나고 인터넷강의와 XX어학원, 거기에 매달 토익응시료까지.. 토익에 쏟아부운 시간과 돈만 엄청났다...

물론 토익점수가 있다면 좋겠지만 디자이너에겐 무조건 포트폴리오가 1순위라고 말하고 싶다. 

포트폴리오

디자인 포트폴리오 제작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자면 다양한 방법이 있다.

작업물을 책자로 제작하여 보여주는 방법, 개인 웹사이트를 제작하여 작품을 보여주는 경우,

(웹사이트 제작이 힘들다면 개인블로그에 작업물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작업물을 A4용지에 인쇄하여 화일에 끼워서 보여주는 경우등이 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2013년 당시엔 이런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자신만의 개인 웹사이트가 있다면 지원자 입장에서는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만큼 내 작업물을 잘 정리했고 다른사람에게 보여줄 준비가 되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서류전형시 작업물을 PDF파일로 첨부하여 이력서를 제출하는게 일반적이다. 

또한 웹사이트의 경우 어설프고 유치하게 만들거라면 차라리 안 만드는게 훨씬 낫다.

실제로 지원자의 개인 웹사이트를 봤을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경우도 많았다.

방식이 어찌됬건 가장 중요한건 작업물의 퀄리티인건 부정할 수 없다. 

 

나는 그 당시 웹사이트를 만드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내 작업물을 책자로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다만 책자로 진행을 하면 큰 단점이 있는데 시간이 흘러 새로운 작품이 추가되었을때 책제작을 다시 해야하고 오타발생시 수정이 불가능 하다...

그렇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웹사이트에서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을 만들거나 인쇄해서 제출하는걸 추천한다. 

교수님의 전화

그렇게 3월동안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고 3월말 나는 뜻밖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대학원 교수님의 전화였다.

내 지도교수님은 아니셨지만 내 논문을 심사해주셨고 조교를 하면서 나와 친분이 깊어진 교수님이셨다.

학부 전임교수님중 가장 나이가 많으시고 파워(?)있는 남자 교수님이셨다.

거의 교수명예퇴직을 바라볼 나이쯤 되셨기에 실질적인 학과내에서의 영향력은 1인자가 아니셨지만, 학과에 대한 애정만큼은 높은 분이었다.

도서관에 있는데 갑자기 전화 진동이 울리니 당황했다. 

갑자기 무슨일이시지?라는 물음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졸업하고 한번도 연락을 안드려서 서운하셨나? 아니면 무슨 부탁하실일이 있으신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일단 전화기를 들고 휴게실로 나갔다.

떨리는 마음에 전화를 받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전화를 받자마자 교수님은 간단히 안부를 묻더니 나에게 취업이 됬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 지 몰라서 약 3초간 고민을 하고 있는 찰나에

교수님께서 한가지 제안을 하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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