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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진학/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글. 졸업자의 솔직한 조언

미대oppa 2020. 9. 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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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글에선 미대진학한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한다. 

(일기 형식으로 적는거라 존댓말이 아닌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미대에 왜 갔을까?

나는 현재 30대고 8년차 평범한 직장인이다. 

내 전공은 순수미술 회화과를 졸업했다.

미대를 진학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렸을때 부터 그림그리는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살면서 유일하게 칭찬받을때는 미술시간이었다. 어렸을때 부터 그림을 그릴때면 선생님,부모님,친구들이 칭찬해주었고 내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학창시절 미술시간만 되면 반친구들은 내자리로 와서 내 그림을 보거나 내게 그림그리는걸 도와달라고했다. 미술선생님도 항상 칭찬해주셔서 그런 칭찬에 익숙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누군가에게 칭찬받는일은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다. 칭찬의 효과는 생각해보면 대단한 것 같다. 

칭찬은 그 사람에게 자신감과 의욕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는것 같다. 

어렸을때 나는 학원을 많이 다녔는데, 태권도, 컴퓨터, 미술학원,  수영, 한문, 피아노...그중 가장 재미있던일은 미술학원이기도 했다. 미술학원에 갈때는 학원에 간다는 생각이 아니라 놀러간다는 느낌으로 갔던것 같다. 

이렇듯 내 학창시절 목표는 오직하나 미대에 가는게 되버린거다. 

이건 정말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었다.

여기서 잠깐 집고 넘어간다면 예체능쪽에선 두가지 부류가 있다 . 

타고난자, 노력하는자.  난 타고난 감각을 가진사람은 아니었다. 미대입시의 경우도 남들보다 감각이 떨어지기에 노력을 더 많이 한 케이스다. 뭐 감각이라는것과 타고난것에 대한 뜻을 그땐 몰랐으니까...


칭찬->좌절감만 얻은 대학생활

우여곡절끝에 나는 대학교에 진학하게됬다.

목표로 했던 일류대는 못갔지만 그럭저럭 중간쯤 되는 학교에 입학하게 됬다.

신입생으로 입학해서 설레던 것도 잠시, 미대생 울타리 안에서 나는 별것 아닌 존재가 되버렸다.  

1학기를 지내보니 대강 학교 분위기와 동기들의 그림실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아닌 미술을 해왔던 친구들속에서 경쟁을 하니 내 위치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냉정하게 단순 그림실력으로 본다면 난 하위권이었다. 내게 특별한 감각이나 아이디어도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술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된 순간이었으며 되게 충격적이었다. 

그리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아도 습득이 빠르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물론 그 친구들도 그만큼 내공이 쌓인거겠지만 그 당시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교수들의 가르치는 스타일은 학원선생님이 아니었다. 내가 그린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할뿐 테크닉이나 방법에 대해선 말해주지않고 스스로 터득하길 바랬다 . 또한 수업자체가 미술작가 양성을 위한 수업으로 다른것은 배제했다. 예를 들어 회사에 취업을 희망하는사람은 대놓고는 아니지만 조금 못마땅해하는 교수도 있었다. 자기 학교 출신 학생이 이름있는 작가로 활동하여 학교의 위상을 높여주길바랄테니까. 

나는 4년동안 미대라는 그 실기실 울타리 안에서 놀았고 밖을 보지못했다 .

주말도 공휴일도 실기실에서 지낼정도로 바빴다.  나중엔 졸업을 해야하니까 그림을 그렸다. 세상과 단절되어 실기실에서 먹고 자면서 졸업만 하자란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다.

같은 시각, 밖에서는 스펙과 자소서, 영어공부에 몰두하게될 예비 취준생들과 비교해 나는 실기실안에 쳐박혀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한건 미대의 졸업기준은 굉장히 까다로운편이다. 영어성적이 필요한건 아니었지만 졸업전시회와 졸업작품제작, 최소 작품개수 제한등을 충족하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가없다. 학교마다 졸업요건은 다르지만 대부분 그럴것 이다.


순수미술 전공을 졸업하고 깨달은것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미대에 왜 진학했을까? 

순수하게 그림그리는게 좋아서 였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걸까? 

대학교에서 들어와서 깨달은건 내겐 예술가까진 오바겠지만, 미술작가를 하기 위한 재능이 없다는걸 깨달은 좌절감만 얻었다. 그리고 졸업장이라도 따기위해 모든걸 제쳐두고 그림을 억지로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졸업하고 먹고 살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길을 택할 수 있을까?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답을 내리게 되었다. 미술작가의 길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나같은 학생이 많다는거다. 아니 거의 대다수라고 생각한다. 한 학과에서 졸업한후에 미술작가를 하는 비율은 약 10% 정도였다. 그중 미술작가로 밥벌이 할 수 있는 비율은 10명중 1명도 안될거라고 자부한다. 그렇다면 특출난 1%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그림을 그리는 미술작가로 살아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순수하게 그림을 그리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 그 꿈이 좌절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대 진학을 앞둔 학생들, 또는 미술작가가 장래희망인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래도 미술,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미대에 가고 싶다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회화과를 졸업한 졸업생중 90%는 다른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대생이 졸업하고 어떤 직업군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마치며

일기장형식이라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던 것 같다. 미대 생활에 대해 겪었던 스토리나 에피소드도 많았는데 시간나면 적도록 하겠다. 

글이 너무 부정적이었을 수도 있는데 좋은점과 기뻤던 점을 언급을 안하고 적은거라 감안하길 바란다.

미대입시를 앞둔 수험생들 화이팅하시고 내글이 여러분의 미래를 결정짓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미 미대생이라면 본인이 어떤길을 선택할지, 크게는 작가와 취업 두 갈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것을 정해서 취업하는것과 본인이 그리고 싶은 작품을 하는것,  둘 중 잘 결정해서 이어나가길 바란다.

나 또한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취업을 하여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케이스다.  

다음 글엔 미대졸업후 어떤 일을 주로 하는지 미대 취업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2020/09/25 - [뉴스&이슈&생각/이것저것 생각과 정보] - 순수미술 미대생은 졸업하고 어떤일을 하며 살까?(직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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